본문 中에서...
벼랑, 그 아래엔 수많은 까마귀 떼가 주변을 배회하고 마치 성스런 의식이라도 치르는 듯한 축제가 한창이다.
으르렁~ 멍! 멍!!
보듬은 예전에 새끼를 지키려 했던 때처럼 악에 받혀 바람처럼 벼랑아래로 내달렸다.
그리고 까마귀를 향해 몸을 날렸다. 그 서슬에 연주의 시신을 둘러싸고 있던 까마귀가 일제히 날아 올랐고, 그 하늘에서 붉은 비가 내렸다. 시신을 쪼아 먹던 까마귀 부리에 묻었던 핏방울이 빗물처럼 뚝뚝 떨어졌다. 툭, 까마귀가 물고 날아오른 연주의 뼈 조각이 보듬의 머리에 떨어져서 땅으로 굴렀다.
곷향기에 취하고
사랑에 취하고
온통 세상에 취해
문득 돌아보니
취한듯 안취한듯!
취한듯, 안취한듯